※ 글쓴이 까탈스럽고 건조하고 맛집 기준 높은 성격 순하지 않은 ISTJ 사람이란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8시 오픈인 줄 알았는데 7시 오픈이었던 감나무식당. 한국사람들은 정말 부지런한 것 같다. 9시쯤 도착한 거 같은데 대기 시간이 30-40분 정도 있었다. 딱히 아침 식사 할 곳이 없는 곳 + 적당한 가격+ 맛있음이 이러한 웨이팅 괴물장소를 만들었다. 뒤쪽 주차장을 폐쇄해서 주차도 아수라장이었다. 입구에 진입이 안돼서 내려서 걸어가서 번호표를 뽑았다. 바깥에 번호표 전광판을 만들면 좋을 텐데 사장님이 계속 마이크로 방송하신다. 이 정도 사람이 많으면 조금 더 시스템을 갖추면 좋겠다는 생각. 번호표 뽑는 곳도 안쪽 계산하는 곳에 있비도 와중에 복잡했다. 그래도 간다. 아침을 먹자면 감자옹심이 밖에 대안이 없는데 그것보단 아침엔 밥을 먹고 싶으니깐, 그리고 맛있으니깐!! 양양에서 밖에 못먹는 황태국밥이니깐!!!
어찌 됐든 혼돈의 카오스 속에 입장하고 10분 정도 기다리면 밥을 비로소 먹을 수 있다. 맛이 있기도 하고 배도 굶주리고 해서 더 맛있었다. 비 오는 날이라 그런지 따뜻한 죽스타일 황태국이 더욱 맛있다. 이런저런 메뉴가 있었는데 그냥 황태국밥 기본 2개 시켰다. 예전에 매콤한 맛을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밥이 말아 나오지 않았었고 이 기본이 훨씬 맛있었던 기억.
반찬으로 나오는 가자미 튀김도 꽤 크기가 크고, 젓갈, 오이무침,김치도 맛있다. 황태국에 젓갈 올려먹으면 당연히 맛있다. 잘되는 집은 다르다. 반찬은 리필은 가능한데 셀프고 주방에 가서 더 달라고 하면 주신다. 반찬은 넉넉히 주시는 편이다. 가격은 한 그릇에 12000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죽스타일 토렴된 황태해장국이 잘 없다. 특히 날씨가 으슬으슬할 때는 양양 아침 식사는 이 곳이 최고의 선택이다. 조금 일찍 서두르면 웨이팅 지옥을 조금 덜 겪을 수도, 다음에는 조금 일찍 가보려 한다.
점심을 먹고 호텔 체크인 시간이 많이 남아서 커피를 마시러 갔다. 비가 안왔으면 관광지 한 군데 걷고 카페에 갔으면 좋았을 텐데 비가 와서 갈 곳이 없어서 바로 카페에 갔다. 카페 로그. 한국교과서협회에서 운영하시는 곳. 언뜻 보면 약간 연수원 느낌이다. 공적 공간이라 그런지 공간이 넓고 널널하다. 아주 세련됨은 떨어지지만 책은 정말 잘 읽힌다. 그리고 천장이 넓어서 개방감이 있다. 요즘 사람들은 자율성을 중시해서 큰 공간을 좋아하는 것 같다. 소나무 숲을 바라보며 책을 읽기 좋고 볼만한 책들이 다수 꽂혀있다. 어린이들이 책을 보는 섹션도 있다. 한가할수록 더욱 좋을 것 같은 카페 로그. 다음에 오면 아메리카노 따뜻한 것과 모카빵을 시킨 후 책 한 권 보고 가려한다. 창가 쪽 소파자리가 가장 인기 있다. 주문하기 전에 자리부터 맡는 것이 꿀팁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안 알려졌으면 한다. 책을 사랑하는 조용한 사람들의 아지트로 남았으면 하는 느낌이다.
점심으로 막국수를 먹기로 하여 영광정 메밀국수로 향했다. 더앤리조트 가까이 있는 메밀국수. 약간 외져있고 남쪽에 위치해 있어서 좀 부지런히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브레이크 타임도 있다. 2:30부터 브레이크 타임인데 2:20분 입장까지는 받아주시는 분위기였다.
우리는 비빔이랑 수육을 시켰다. 고기가 야들하고 무말랭이랑 김치가 맛있다. 뭔가 진득하고 눅진하고 깊은 맛에 달달함이 있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맛이다. 비빔도 양이 꽤 많았다. 모든 게 조화가 잘되고 맛있다. 맛의 하모니가 울려 퍼진다. 강력 추천을 하겠다. 맛있다고 하기도 귀찮으니 사진으로 대체하겠다. 보고 판단하시길. 양양에 솔직히 이것만 먹으러 와도 될 것 같은데? 이번 여행에서 지분을 꽤 많이 차지하는 맛집. 너는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낙산비치호텔을 예약하여 체크인하였다. 3시 좀 넘어갔는데 줄이 굉장히 길었다. 한 30분 정도는 웨이팅을 한 것 같다. 비가 오는 날이라 모두 일찍 체크인을 한 것 같다. 왠만하면 좀 일찍 가서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숙소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호텔을 예약했을 때의 이미지와 체크인했을 때의 이미지는 조금 달랐다. 약간 좀 더 수련원 같은 느낌이랄까? 총 층수가 4개밖에 안돼서 투숙객이 많지 않은 것 같고 뭔가 오다가며 다 얼굴을 알 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로비에 관리인이 계시는데 뭔가 과한 친절함이 있으셔서 약간 부담스러웠다. 여기는 가족 위주의 방문이 맞을 것 같다. 분위기가 그렇다. 호텔 체크인 할 때는 3층은 숲이 같이 보이는 해변이 보이는 해안가뷰, 2층은 뻥 뚫린 바다뷰라고 해서 고르라고 물었다. 나는 해안가 뷰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높을수록 좋을 것 같아서. 다음에 물어봐도 그렇게 선택할 것 같다. 해변에 파도가 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보기 좋았다. 좌측으로 배정받을수록 숲이 덜 보이여서 더 좋을 거란 생각이다. 객실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차분했고 욕조가 있어 좋았다. 이곳은 어매니티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칫솔, 치약, 클렌징폼, 샤워타월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욕조가 있으니 배쓰밤을 가지고 와도 좋을 것 같고. 엘리베이터 좌측에 호시자키 얼음기계가 있어서 얼음을 퍼먹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잔잔한 얼음이다. 닭강정에 콜라 먹을 때 넣어 먹으면 개꿀이라 하겠다.
비도 오고 운전하느라 힘들기도 해서 호텔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tv도 보고 책도 보고 하다가 눈을 붙이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5시가 넘어갔다. 저녁을 먹어야 했기에 양양시내에 닭강정을 사러 갔다. 그리고 김밥도 사고 콜라도 사서 돌아왔다. 송이닭강정의 매운 닭강정, 고고김밥의 기본 김밥을 사왔고 둘의 컬래버레이션이 좋았다. 양양 시장 길거리에 이런저런 먹거리들이 많이 보였는데 홍게국물 어묵도 먹어 보고 싶긴 했다. 입맛에 맞게 주전부리 사서 호텔로 들어오면 된다. 닭강정은 2인이 먹기에 좀 많은 양이였고 매콤해서 계속 계속 미친 듯이 들어갔다. 송이닭강정이라고 송이버섯이랑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 그냥 양양이 송이가 유명해서 이름만 딴 것이다. 그리고 고고김밥에서 산 기본김밥은 개 존맛탱이었다. 그냥 맛있다는 말로 표현이 안된다. 닭강정을 밀어낼 정도로 맛있어서 아껴서 한 줄을 먹었다. 욕을 좀 섞어줘야 할 만큼 맛있었다. 다음에 양양 가면 무조건 다시 갈 것이다. 고고김밥. 닭강정은 안먹더라도 김밥은 꼭 먹길 바란다. 사발면이랑 작은 김치 있으면 아주 맛있게 먹겠다. 나는 친구가 준 먹태깡 사발면을 먹었는데 느끼해서 두 젓가락 먹다가 놨다. 과자만 먹도록 하자. 그 마요네즈의 인위적인 그 뭔가 수프향이 싹 나는 게 메슥꺼웠다. 내가 닭강정을 너무 많이 먹고 먹어서 그런 거일 수도 있다. 그냥 국물 있는 북엇국 컨셉 사발면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웬 비빔면? 하여간 나는 굉장히 불호였다.
넷플릭스에 닭강정이라는 병맛 드라마가 있어서 닭강정 먹으면서 보다가 잠들었다. 류승룡, 안재홍, 김유정 출연. 인생이 약간 병맛인 나여서일까, 이런 B급 감성과 병맛이 주류인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냥 닭강정 먹으면서 보기 좋은 딱 그런 드라마였다. 반신욕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못하고 넷플릭스나 보면서 그렇게 양양에서의 하루가 지나갔다.
조식은 그냥 딱 2만원정도의 값어치를 했던 것 같다. 다음에는 안 할 것 같다. 주변에 맛있는 집에서 사 먹는 게 더 좋을 거란 생각. 그래도 커피랑 고구마 들어간 데니쉬, 블루베리, 불고기, 시금치계란말이, 사과주스, 토마토모짜치즈 맛있게 먹었다. 갈비탕을 기대했었는데 그냥 그랬다. 과일은 오렌지, 바나나, 얼린 블루베리, 포도가 있었다. 역시 비싼 사과는 없구나 다들 물건너 온 비교적 저렴한 과일들. 냉동 블루베리를 많이 가져가 먹었다. 바다를 보면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지하에 위치한 피트니스는 그냥 아침 러닝하기에 괜찮았고 그렇게 좋은 시설은 아니지만 런닝하고 간단한 근력 하기엔 부족함은 없었다. 정수기도 갖춰져있었고 객실 카드를 찍고 입장한다. 해수사우나가 좋다 하는데 늦게 일어나서 못 가서 아쉬웠다. 투숙객은 아마 만원 정도로 이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 지하에는 코인론드리와 노래방, 편의점이 위치하고 있었다.
오다가 가평휴게소에 들렀는데 꽤 먹을 게 많았고 뷰도 좋았다. 잣 소고기국밥을 먹었는데 맛이 잣이랑은 관계가 없어 보였다. 다음엔 호두잣과자를 사먹어보고싶다. 베스킨라빈스가 있었는데 다양한 상품이 있어서 구경하였다. 쾌적하고 경치도 좋은 쉬어 가기 좋은 가평 휴게소이다. 차에서 어제 먹다 남은 닭강정을 테이크아웃잔에 싸와서 남은 콜라와 함께 차에서 먹었다. 여행갈 때 뚜껑있는 텀블러 가지고 다니면 편하다. 식어도 맛있는 닭강정이다.
오다보니 사고 난 구간이 있었다. 양양 고속도로는 사고가 다발 구간이 있다. 갑자기 속도를 줄여야 하는 지점에서 줄이지 못하면 우당탕탕 추돌사고가 난다. 애초부터 약간 설계를 잘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자기 자신을 지키려면 이 사실을 알고 항상 차간 거리를 유지하고 조심해야 한다. 집에 와서 뻗었다. 집에 오니 또 집이 최고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몇일 후부터 영광정 메밀국수와 김밥 닭강정이 자꾸 생각난다. 다음 날씨가 좋은 날에는 설악산이나 휴휴암도 가보고 해변에서 핫한 젊은이들이랑 햄버거랑 맥주도 마실 것을 기대하며 이번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한다. +이번에 못 가본 가고 싶은 순댓국과 메밀국수, 팥빙수 집도 있다. 양양을 다시 갈 이유가 많다. 서울에서 멀지 않으면서 동해 바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애정하는 양양여행이었다.
♬여행하면서 들었던 음악
Sting& Shaggy-Englishman in NY
Tommy Emmanuel-How deep is your love, Angelina
https://youtu.be/bdneye4pzMw?si=LwTWtVMPEc7wjOhW
https://youtu.be/XWS1IRF_IFA?si=XMxPpMHZMthT9U9D
https://youtu.be/MHeHypLZm_c?si=xYDi8YIZ9V7ex2dc
♥여행하면서 본 책 -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 이승윤의 구글처럼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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